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염소 한 쌍
산 중턱에서 산신제를 지냈다
막걸리 한잔하며 대화를 나누는데
염소 한 마리가 불현듯 옆에 나타났다
배추 전 한 장을 던져주니
배고픈지 받아서 맛있게 먹는데
어디서 왔는지 염소가 한 쌍이 되었다
일행이 점심을 배불리 먹으며
야단법석을 떠니 방목인지 야생인지
말 못 하는 짐승이라도 빤히 쳐다보았다
목걸이를 걸 고리도 없었는데
자유롭게 자랐는지 털은 윤기가 있어
눈雪 오는 추위도 함께 사랑할 것 같았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