詩 한 수

어머니와 재봉틀

별빛3 2021. 1. 31. 11:33

70-5

어머니와 재봉틀

 

어머니는 전기 불빛 아래 살림을 하다

625동란 후에 아버지를 잃고 말았다.

아버지한테 선물 받은 재봉틀 발로 굴리며

수예품을 만들어 가며 힘겹게 살았다.

 

방석을 시장에 갖고 가 팔아

돈을 벌면 쌀밥 먹을 수 있었다.

색동 실로 꽃무늬를 수놓은 꽃방석

나비가 덩실덩실 날아오르던 그 풍경

 

누나가 가끔 예쁜 그림을 한 가지씩

추가로 그려주어 아름답기도 했다.

광목 보자기에 먹지를 깔고 그림 복사해

형형색색의 색실로 바느질하던 어머니

 

가정에 슬픔이 발생해도 삼키고 오직

재봉틀 하나로 삼 남매 훌륭히 키우셨다

형이 교통사고로 별안간 죽었을 때

어머니의 하늘은 무너졌으리.

 

그 후 둘째인 날 정성껏 키우셨다.

덕분에 아들과 딸은 제자리를 잡았다.

해외여행도 하면서 행복한 우리 오누이

하늘나라에서 보시면 얼마나 좋아하실까?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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