詩 한 수

고향산천

별빛3 2008. 9. 10. 01:41

 

나는 아카시아 꽃향기로 그윽한 

동산에서 즐겁게 뛰놀던 때가 있었다.

푸르른 창공에는 뭉게 구름이 꽃을 피우고

무지개가 오색찬란해 감탄하며 바라보던

맑고 깨끗한 고향산천이 다시 생각나

아름답게 담아보고자 뜻 깊게 명상하니

그것이 내 마음을 끄는 것인가?

 

공기가 맑은 청명한 하늘에는

기러기가 줄지어 모양 있게 날아갔다.

동산에 올라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는

가끔 나무 사이사이를 유심히 관찰하니

숲 속에 꿩이 날고 산토끼도 뛰놀고 있어

자연의 경이가 선명하게 담겨있었다.

그것이 내 마음을 끄는 것인가?

 

당산의 정상에는 마을을 수호하는

당 나무가 태풍에도 우뚝이 솟아있었다.

주변 소나무와 저녁놀이 깊게 물들면

뿌리 깊은 나무라 위엄이 있어 당당했고

언덕은 잔디를 입고 있어 산책하기가 좋아

많은 사람들이 올라오는 쉼터가 되었다.

그것이 내 마음을 끄는 것인가?

 

시냇물에는 멋진 고기가 살고 있었고

솟아난 암반을 감돌려 유유히 흘러갔다.

강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깨끗해

다이빙도 하고 얼음이 얼면 썰매를 타던

그때의 청명한 경관이 한 폭의 그림이라

산자수명한 아름다움에 운치가 있었다.

그것이 내 마음을 끄는 것인가?

 

둑길에 있던 용대에는 수백 년 된

정자나무가 자랑스럽게 자라고 있었다.

바위틈에서 힘차게 솟아 강 쪽으로

기운차게 뻗어있던 위풍당당한 나무는

인상에 깊어 올라탔고 바람이 불어와도

중심을 잡고 잔가지만 흔들리고 있었다.

그것이 내 마음을 끄는 것인가?

 

마을에 있는 배꼽마당에서

신나게 놀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.

야구/축구/씨름/팔씨름/말 타기/널뛰기/

숨바꼭질/줄넘기/굴렁쇠 굴리기/짜게 받기/활쏘기/

구슬치기/딱지치기/막대 치기/팽이치기/제기차기/

새총놀이/물총놀이/땅재먹기/연날리기/보물찾기 등

그것이 내 마음을 끄는 것인가?

 

정원에는 다양한 꽃이 만발해

다채로운 꽃 모양이 아름답기도 했다.

호랑나비와 흰나비가 하늘하늘 날아들 때

호기심에 한 마리씩 살짝 잡아보면

날고 싶다고 날개 짓을 계속 펄럭이니

사랑스런 마음에 다시 날려 보냈다.

그것이 내 마음을 끄는 것인가?

 

시원한 한옥이었던 마루에서

혼자 생각에 잠겨있을 때도 있었다.

기쁜 마음으로 공부하고 있을 때 잃어버렸던

바둑이가 3년 만에 찾아와 감동시켰는데

바둑이의 기억력과 후각이 비상함에 놀라

아직도 바둑이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.

그것이 내 마음을 끄는 것인가?

 

밤이 고요히 깊어지면

별빛 가득한 밤하늘을 바라보았다.

별 하나 나하나 별 둘 나둘 하고

밤이 깊은 줄 모르고 헤아려보던 때가

어린 시절에는 별천지가 신천지로 보였으니

우주로 마음이 마냥 달려가는 느낌이 있었다.

그것이 내 마음을 끄는 것인가?

 

어둠이 가고 새날이 밝아오면

교회에서 따~앙! 따~앙! 하면서

새벽을 깨우는 종소리가 들려왔다.

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자명종이 되었고

종소리를 울려주는 교회가 있었으니

그렇게 정들고 평화로울 수가 없었다.

그것이 내 마음을 끄는 것인가?

 

글 : 서 인 수.

 

ps: 2001/06/09일 한국기원 바둑자료실에 올렸던 글입니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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