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는 아카시아 꽃향기로 그윽한
동산에서 즐겁게 뛰놀던 때가 있었다.
푸르른 창공에는 뭉게 구름이 꽃을 피우고
무지개가 오색찬란해 감탄하며 바라보던
맑고 깨끗한 고향산천이 다시 생각나
아름답게 담아보고자 뜻 깊게 명상하니
그것이 내 마음을 끄는 것인가?
공기가 맑은 청명한 하늘에는
기러기가 줄지어 모양 있게 날아갔다.
동산에 올라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는
가끔 나무 사이사이를 유심히 관찰하니
숲 속에 꿩이 날고 산토끼도 뛰놀고 있어
자연의 경이가 선명하게 담겨있었다.
그것이 내 마음을 끄는 것인가?
당산의 정상에는 마을을 수호하는
당 나무가 태풍에도 우뚝이 솟아있었다.
주변 소나무와 저녁놀이 깊게 물들면
뿌리 깊은 나무라 위엄이 있어 당당했고
언덕은 잔디를 입고 있어 산책하기가 좋아
많은 사람들이 올라오는 쉼터가 되었다.
그것이 내 마음을 끄는 것인가?
시냇물에는 멋진 고기가 살고 있었고
솟아난 암반을 감돌려 유유히 흘러갔다.
강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깨끗해
다이빙도 하고 얼음이 얼면 썰매를 타던
그때의 청명한 경관이 한 폭의 그림이라
산자수명한 아름다움에 운치가 있었다.
그것이 내 마음을 끄는 것인가?
둑길에 있던 용대에는 수백 년 된
정자나무가 자랑스럽게 자라고 있었다.
바위틈에서 힘차게 솟아 강 쪽으로
기운차게 뻗어있던 위풍당당한 나무는
인상에 깊어 올라탔고 바람이 불어와도
중심을 잡고 잔가지만 흔들리고 있었다.
그것이 내 마음을 끄는 것인가?
마을에 있는 배꼽마당에서
신나게 놀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.
야구/축구/씨름/팔씨름/말 타기/널뛰기/
숨바꼭질/줄넘기/굴렁쇠 굴리기/짜게 받기/활쏘기/
구슬치기/딱지치기/막대 치기/팽이치기/제기차기/
새총놀이/물총놀이/땅재먹기/연날리기/보물찾기 등
그것이 내 마음을 끄는 것인가?
정원에는 다양한 꽃이 만발해
다채로운 꽃 모양이 아름답기도 했다.
호랑나비와 흰나비가 하늘하늘 날아들 때
호기심에 한 마리씩 살짝 잡아보면
날고 싶다고 날개 짓을 계속 펄럭이니
사랑스런 마음에 다시 날려 보냈다.
그것이 내 마음을 끄는 것인가?
시원한 한옥이었던 마루에서
혼자 생각에 잠겨있을 때도 있었다.
기쁜 마음으로 공부하고 있을 때 잃어버렸던
바둑이가 3년 만에 찾아와 감동시켰는데
바둑이의 기억력과 후각이 비상함에 놀라
아직도 바둑이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.
그것이 내 마음을 끄는 것인가?
밤이 고요히 깊어지면
별빛 가득한 밤하늘을 바라보았다.
별 하나 나하나 별 둘 나둘 하고
밤이 깊은 줄 모르고 헤아려보던 때가
어린 시절에는 별천지가 신천지로 보였으니
우주로 마음이 마냥 달려가는 느낌이 있었다.
그것이 내 마음을 끄는 것인가?
어둠이 가고 새날이 밝아오면
교회에서 따~앙! 따~앙! 하면서
새벽을 깨우는 종소리가 들려왔다.
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자명종이 되었고
종소리를 울려주는 교회가 있었으니
그렇게 정들고 평화로울 수가 없었다.
그것이 내 마음을 끄는 것인가?
글 : 서 인 수.
ps: 2001/06/09일 한국기원 바둑자료실에 올렸던 글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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